홍쓰`s 잡다이야기

열심히 일하던 외국인 학생이 테러범이라구요???

x홍쓰x 2009. 8. 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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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는 대학교 4학년생입니다. 가고자하는 대학원에 미리 와서 일도 배우고 공부도 할겸 방학중에도 열심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을 들어서 이렇게 블로그에 몇자를 적어 봅니다.


<이야기와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제가 있는 실험방은 대기환경분석 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에도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서 지하철에 나갑니다. 한마디로 지하철 공기의 오염도를 측정,분석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 지하철 위치가 학교에서도 멀고 다들 이 일외에도 각자 맡은 일이 많아서 돌아가면서 샘플채취를 나가고 있습니다. 때마침 오늘 외국인 박사 두분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다들 해본 경험이 있고, 한국말이 많이 서툴지만 지하철측에 이미 다 공문을 통해서 협조를 부탁해 놓았기 때문에 크게 어려울 점은 없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와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이 외국인 박사 두분은 방글라데시와 네팔 분입니다. 자세히는 남자분이 방글라데시이고 여자분이 네팔분입니다. 오늘 사건의 발단은 이 남자분이 이슬람교를 믿으시는 분으로 이슬람복장을 하고 간것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 분의 복장이 조금은 낯설은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생소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슬람교는 존재를 하며,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만큼 어느종교든 다 존중받고 그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야기와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저희가 샘플을 채취하는 곳은 터널안, 승강장, 대합실, 밖..이렇게 4군데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샘플을 채취하는 도구들은 간단한데, 이미 지하철안에 따로 큰 기계를 설치해 놓았고 오늘은 작은 모터와 함께 샘플을 모을 작은 포집도구를 이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구들이 무겁기 때문에 저희는 캐리어가방을 이용하여 이동을 하고는 합니다.


<이야기와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슬람복장을 한 외국인이 지하철에 캐리어가방을 들고 들어와 이상한 도구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복장이 조금 다른 외국인이 하고 있던 모습!!

만을 보고 사람들이 물어보거나 살펴보지도 않고 경찰에 외국인이 지하철에 테러를 준비한다고 신고를 해버린 것입니다.

이때문에 경찰이 출동하고 외국인 학생들은 무슨일인지도 모른채 역무실에 끌려가 상황설명을 해야했고, 한국말이 서툴러서 학교 실험실및 관계분들에게 연락이 오는 등, 큰 소란이 일어났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사람들이 과민반응을 보인 헤프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우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와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그저 우리와 조금 다른 모습이라는 이유로 지나친 경계를 내비치고 조금만 수상하다고 경찰에 신고를 해버린건 잘못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희가 쓰는 도구나 기계들은 조금만 봐도 바로 모터나 변압기등인 것을 한눈에 알아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테러를 할거라면 그렇게 버젓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보란듯이 준비를 할까요.....??

이 외국인학생분들은 타국에 와서 열심히 공부도 하면서 그나라 문화를 이해하고, 한글을 배우며 같이 대화해보려는..배운 한글은 실험실사람들에게 써보며 같이 즐기려는 그런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을 가진 분들입니다. 그런데 고작 모습이 조금 틀리고 무슨일을 하는지는 보지도 않고 수상하다고 테러라고 신고를 하다니요....

역으로 생각해서 우리 한국사람이 외국에 나가서 별일도 아닌데 사람들이 무작정 경찰서에 신고당했다면....그때도 정말 어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전후사정도 모른채 주변상황에 대해 얼마나 당황했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지하철측에서도 인수인계가 잘안되었는지 직원들이 상황을 제대로 몰라서 대처를 못했던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직원분들이 상황만 잘 이해했더라도 경찰분들이나 주변분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줬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와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어찌보면 간단하 해프닝으로 웃어 넘길 수도 있는 일이지만, 저는 왠지 기분이 참 묘합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그래서 몇자 적어봅니다.
이젠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을 보는건 어려운 일도 아니며 이 외국인분들도 우리나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외국인분들에게 더 잘 대해줘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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